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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다른 외국어 인사법으로 하루 시작하기

by 스티카튜터 2025. 7. 18.

“굿모닝”이 아닌 아침 – 외국어 인사로 하루를 여는 실험

매일 다른 외국어 인사법으로 하루 시작하기
매일 다른 외국어 인사법으로 하루 시작하기


하루의 시작을 어떻게 맞이하는지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매일 다른 외국어 인사법으로 하루 시작하기에 대한 글을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알람 소리, 햇살, 커피 향처럼 반복되는 일상의 요소들 속에서, 우리가 어떤 말로 자신을 깨우고 세상을 맞이하는가는 그날의 분위기와 태도를 결정짓기도 하죠. 저에게는 그것이 오랫동안 “굿모닝” 혹은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자동 응답 같던 인사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를 다른 나라의 인사로 시작하면, 생각도 기분도 달라지지 않을까?”

이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실험이 바로 “매일 다른 외국어 인사말로 하루 시작하기” 프로젝트였습니다.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그날의 인사말을 외국어로 말한다.

해당 언어가 쓰이는 나라에 대해 간단히 검색하거나, 관련 영상을 잠깐이라도 본다.

가능하다면 그 인사말을 주변 사람에게도 써본다.

처음엔 영어(“Good morning”), 일본어(“おはようございます”), 프랑스어(“Bonjour”)처럼 익숙한 언어들부터 시작했습니다. 점차 스페인어(“Buenos días”), 아랍어(“صباح الخير - Sabah al-khayr”), 힌디어(“नमस्ते - Namaste”) 등 조금씩 영역을 확장했죠. 하루하루 새로운 인사말로 입을 떼는 것만으로도 마치 전혀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단순히 말을 바꾼 것뿐인데도 심리적인 전환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그날 인사말의 언어가 낯설고 리듬이 다를수록, 제 안의 감각도 다르게 깨어났습니다. 예를 들어 “Guten Morgen” 같은 독일어 인사를 할 때는 뭔가 단단하고 규칙적인 기분이 들었고, “Aloha” 같은 하와이어 인사를 할 땐 좀 더 유쾌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있었죠.

인사말은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그 나라의 정서, 분위기, 관계 맺음의 방식이 녹아 있습니다. 매일 다른 언어로 아침을 여는 건 마치 하루를 다른 정체성으로 살아보는 작은 역할극 같았고, 그만큼 나 자신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언어를 넘어 마음을 여는 열쇠 – 문화가 담긴 인사말의 힘


이 실험을 계속하면서 점점 더 흥미를 느낀 건, 단순한 인사말 하나가 얼마나 깊은 문화를 품고 있는가였습니다. 인사말은 말 그대로 ‘사람을 맞이하는 말’이자, 사회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소통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그 나라 사람들이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창입니다.

예를 들어, 태국어의 “สวัสดีครับ/ค่ะ (Sawasdee krub/kha)”는 남성과 여성에 따라 말끝이 다르게 변합니다. 단지 인사를 할 뿐인데도 성별에 따라 말의 형태를 달리하며 예의를 갖추는 문화가 느껴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언어 규칙이 아니라, 타인을 대하는 방식이 매우 섬세하다는 뜻이죠.

또한, 인도네시아어의 “Selamat pagi”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안전한 아침 되세요”에 가깝습니다. 이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안녕과 평화를 중시하는 정서가 반영된 표현이죠. 영어의 ‘Good morning’이 ‘좋은 아침’이라는 긍정적 감정에 집중한다면, ‘Selamat pagi’는 무사함과 안정을 기원하는 의미가 더 큽니다.

이런 미묘한 차이들을 알아가는 건 마치 작은 세계여행 같았습니다. 매일 아침 새로운 인사말을 입에 올리는 순간, 그 언어를 사용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문화, 사고방식이 함께 스며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죠.
그리고 이런 감각은 단지 ‘지식’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대인관계와 사고 방식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랍어 인사말인 “As-salamu alaykum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을 매일 아침 외치기 시작한 주간에는, 평소보다 타인에 대한 태도가 훨씬 더 부드럽고 인내심 있게 바뀌었습니다. 말의 힘, 그리고 그 말에 담긴 문화의 무게가 말하는 나를 바꾼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죠.

또한 이 실험을 계기로 다양한 언어 커뮤니티와도 연결됐습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매일 아침 인사말을 올리자,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서 메시지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단어, 잘 썼네요!" 혹은 "이건 발음을 이렇게 해야 더 자연스러워요." 같은 피드백은 예상 밖의 선물이었습니다. 결국, 인사말 하나가 낯선 사람과 나를 이어주는 다리가 된 셈이었습니다.

 

일상의 틈새에서 다문화를 배우다 – 실험 이후의 변화들


한 달간 매일 다른 외국어 인사말로 하루를 시작하는 실험이 끝난 지금, 저는 여전히 아침마다 자연스럽게 외국어로 인사해보는 습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언어를 고르기도 하고, 가끔은 어제와 같은 언어를 반복하기도 하지만, 확실히 바뀐 건 ‘하루를 어떻게 열 것인가’에 대한 제 태도였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변화는 의식적인 하루의 시작입니다. 이전에는 잠에서 깨자마자 핸드폰부터 들여다보며 뉴스나 SNS에 몰입하는 패턴이었지만, 지금은 인사말을 정하고, 발음을 해보고, 그 나라를 떠올리는 짧은 순간이 하루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그 몇 초의 차이가 제 정신 상태를 훨씬 더 선명하게 만들어줬습니다.

또한, 저는 이제 낯선 언어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단어 하나를 말할 때도 틀릴까 봐 망설였지만, 지금은 “말이 완벽하지 않아도, 진심이 담겨 있다면 충분히 연결된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시작이 인사말이라는 아주 작은 문장 하나였다는 점은 참 흥미롭죠.

이 실험은 제가 ‘언어’를 공부하는 태도도 바꿔놓았습니다. 예전에는 시험을 위한 암기식 학습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그 언어가 살아있는 방식’을 이해하고 체화하려는 마음이 더 큽니다. 어떻게 인사하고, 어떤 말에 웃고, 어떤 단어에 공감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언어학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인사말은 언어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열쇠입니다. 그 열쇠 하나만 있어도 우리는 새로운 세계의 문턱에 설 수 있어요. 저처럼 다른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외국어를 부담 없이 시작하고 싶은 분들께 이 실험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복잡한 문법이나 회화보다도, “안녕하세요”라는 말 한마디가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다줄지 모릅니다.

실험이 끝난 지금도, 제 노트에는 여전히 세계 여러 나라의 인사말이 적혀 있습니다. “Salve”, “Konnichiwa”, “Merhaba”, “Olá”, “Ni hao”...
그 단어들 사이에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것들 — 문화, 존중, 연결, 그리고 나를 조금씩 확장시킨 경험들 — 이 차곡차곡 쌓여 있죠.

그리고 내일 아침, 저는 또 다른 언어로 하루를 열 것입니다. 아마도 또 하나의 작은 여행이 시작되겠죠.
여러분도 오늘 아침, ‘안녕’ 대신 ‘Buongiorno’라고 인사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