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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 금지 모드 – 온라인에서만 외국어 쓰기 한 달 실험

by 스티카튜터 2025. 7. 22.

모국어 금지, 외국어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모국어 금지 모드 – 온라인에서만 외국어 쓰기 한 달 실험
모국어 금지 모드 – 온라인에서만 외국어 쓰기 한 달 실험

 

 

오늘은 모국어 금지, 외국어의 영억으로 들어가기에 대한 글을 소개해드릴려고 합니다.
모국어 금지란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사용했던 언어를 일부러 배제하고, 그 자리에 다른 언어를 채우는 실험이다. 나의 실험은 온라인 공간에서만 이루어졌으며, 그 안에서 모든 소통을 외국어로만 하기로 했다. 이 실험을 시작하기 전, 나는 '온라인에서만 외국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 제약은 예상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일으켰다.

첫날, 나의 목표는 간단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이메일, 그리고 메신저 대화까지 모두 외국어로 진행하는 것. 모국어인 한국어 대신, 내가 선택한 외국어는 영어였다. 영어는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이지만, 동시에 나에게는 여전히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는 언어였다. 이 언어로만 소통해야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도전이었다.

실험의 첫날은 예상치 못한 불편함으로 가득했다. 먼저, 생각을 외국어로 바꾸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어로 습관적으로 생각하던 것들을 영어로 바꾸는 순간, 그 의미가 희미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어, 한국어로는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감정들이 영어로 바꾸자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이 점은 첫날부터 큰 도전이었으며, 언어의 한계를 실감하게 했다.

온라인에서의 대화 역시 큰 장애물을 안겨주었다. 예를 들어, 친구와의 채팅은 쉽게 영어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순간순간 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것 같았다. ‘이 말을 영어로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이 계속 떠오르며, 그동안 자연스럽게 사용했던 한국어의 자유로움이 그리워졌다. 대화 속에서 내가 모국어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그 의존도가 없으면 의사소통이 얼마나 더딘지를 몸소 느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점차 나를 다른 사고방식으로 이끌었다. 예를 들어, 더 이상 말을 잘못할까 봐 걱정하지 않고, 실수를 통해 배우겠다는 태도가 자리 잡았다. ‘언어의 완벽성’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두려워했던 실수도 받아들이게 되었다. 오히려 실수에서 학습의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 실험의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성격을 바꾸었다는 점이다. 한 달 동안 언어의 제약을 두었지만, 그 덕분에 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좀 더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었다. 실수와 오해가 오히려 상대방과의 대화를 더 풍부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나의 언어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간과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언어의 한계와 사고의 확장 – 외국어로의 사고 전환


외국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말이나 글을 번역하는 것이 아니다. 그 언어는 각기 다른 사고 방식과 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이 지나면서, 나는 점점 더 외국어로 생각하는 것이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수준을 넘어서, 나의 사고방식 자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영어로 대화를 하다 보면, 그 문법 구조와 표현법이 나의 사고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영어는 주어-동사-목적어 순으로 문장을 구성한다. 한국어처럼 주어가 생략되는 문장이 자주 등장하는 문화적 차이도 명확했다. 영어에서는 명확히 주어와 동사의 관계가 드러나야 하는데, 이는 내 사고방식을 좀 더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만들었다. 무언가를 설명할 때도 직관적이고 빠르게 처리하는 한국어 사고방식을 고수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말을 할 때마다 더 명확하게 조리 있게 생각을 표현하게 되었다.

문법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외국어는 나의 감정 표현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감정 표현이 비교적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어는 간접적이고 뉘앙스가 중요한 언어이다. 그래서 영어로 내 감정을 표현하려면 때때로 좀 더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말해야 했고, 이를 통해 나는 감정을 더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할 때, 그 단어의 뉘앙스나 의미가 내게 크게 다가왔고, 이는 내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었다.

이 실험을 통해 언어가 사고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무심코 사용했던 모국어의 표현들이 나의 사고방식에 얼마나 묶여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외국어를 사용하면서 나는 조금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그 사고방식이 문제 해결의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외국어와의 관계 변화 – 그 너머의 세계

모국어 금지 실험을 통해 나는 외국어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외국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불편하고, 이 실험을 통해 그저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키려고 했던 목적이 더 컸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면서, 나는 외국어가 단순히 학습의 도구를 넘어서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실험을 통해 외국어가 내 사고와 삶에 미친 영향은 단순히 언어적인 차원을 넘어섰다. 온라인에서 외국어로만 소통하는 한 달 동안, 나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언어가 어떻게 사람들의 사고방식, 가치관, 심지어 세계관을 형성하는지 알게 되었다. 영어로 대화하면서 나는 그 언어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그 속에서 나의 세계관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이 실험은 나에게 단지 언어 능력 향상 이상의 의미를 주었다. 한 달 동안 외국어를 사용하며, 나는 언어 그 자체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외국어는 내가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이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는 도구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도구를 통해, 내가 모르고 지나쳤던 여러 문화적 차이점들, 그리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한 달이 끝났을 때, 나는 단순히 외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 이상의 변화를 겪었다. 외국어가 나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세상과의 관계를 넓혀주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얻은 것은 단지 외국어 능력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사고방식에 대한 열린 마음이었다.